` 교회 소모임 기도회의 활동 방향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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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소모임 기도회의 활동 방향에 대한 생각

윤장로 발행일 : 2025-04-18

요즘은 기도가 사라졌다고들 한다. 사람의 말은 넘쳐나고, 유튜브 목소리는 강한데, 정작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려는 '기도의 정적'은 희귀하다. 그런데도, 그 ‘조용한 물결’은 여전히 교회 곳곳에서 살아 숨쉰다. 바로 소모임 기도회 이야기다. 대예배 뒤의 조용한 불씨, 소모임 기도회는 교회의 허파이자, 속살이다. 오늘은 그 허파를 들여다보며, 그 숨결이 어디를 향해 흐르고 있는지를 나누고 싶다.

교회 소모임 기도회의 활동 방향에 대한 생각

소모임 기도회, 그 현주소

먼저 현실부터 짚어보자. 많은 교회에서 여전히 ‘구역예배’, ‘셀모임’, ‘속회’, ‘순모임’ 등 다양한 이름으로 소모임 기도회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참여율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코로나 이후 온라인으로 옮겨가긴 했지만, '줌(ZOOM) 기도회'는 화면 꺼진 채 눈 감고 있는 시간과도 같았다. 실제 모임의 온기가 그리운 사람들, 반면 기도회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이들. 이 둘이 교차하며 기도회의 온도는 묘하게 ‘미지근’하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미지근한 물도 끓일 수 있다."

소모임 기도회의 3가지 역할: 작은 불씨, 공동체의 등불, 세상을 향한 창

  1. 작은 불씨, 개인의 부흥을 위한 첫걸음
  2. 주일 예배는 성찬처럼 귀하다. 그러나 혼자선 너무 버겁다. 신앙은 개인적인 것이지만, 기도는 공동체적인 것이다. 소모임 기도회는 낯선 사람과 마주 앉아 같은 기도를 나누며, 서로를 다시 ‘사람’으로 기억하게 만든다. 사무적이던 교회생활에 온기를 주는 건 이런 소모임의 작은 기도 한 줄이다.
  3. 공동체의 등불, 관계 회복의 실험실
  4. 기도는 단순히 말을 올리는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함께 들음’이다. 누군가의 아픔을 듣고, 또 내 어두움을 함께 울어주는 그 자리. 소모임 기도회는 감정의 방음벽을 허무는 하나님의 손길이자, 인간 관계의 ‘신령한 디톡스’다. 인간관계가 틀어졌다고? 한번 그 사람과 함께 기도해보라. 기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5. 세상을 향한 창, 지역사회와 연결되는 기도
  6. 몇몇 교회는 소모임을 통해 지역사회를 섬긴다. 예를 들어, 매주 기도제목에 지역 아동센터, 요양원, 작은 가게 사장님들 사정을 올리고, 실제로 찾아가 손잡고 기도해주는 모임도 있다. 소모임 기도회는 그저 ‘교회 안’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교회 밖을 위한 영적 드론, 탐지기이자 비전의 망원경이 될 수 있다.

기도회의 활동방향: 흐트러짐 속에서 찾은 몇 가지 상상들

지금부터는 정답이 없다. 아니, 정답이 없는 것이 오히려 건강할 수 있다. 그래서 여기서부터는 그냥 흩뿌리는 상상들이다. 하나님이 거두시든, 바람이 가져가든.

  1. ‘무계획 기도회’의 가능성
  2. 기도회는 꼭 준비된 순서가 있어야 할까? 어느 날은 그냥 모여서 서로 “오늘 가장 걱정되는 것 하나씩 말해보자”고 해보는 건 어떨까. 그러다 한 사람이 눈물을 터뜨릴 수도 있고, 누군가는 처음으로 ‘진짜 기도’를 시작할지도 모른다. 그건 프로그램이 아니라, 은혜다.
  3. ‘거리 기도회’라는 실험
  4. 교회 마당, 버스정류장, 동네 작은 공원에서도 기도할 수 있다. 소모임이 “우리 동네를 위한 기도 걷기”를 한다면? 신앙은 일상에서 증명되어야 한다. 무릎 꿇는 자리가 항상 강대상이 아니어도 된다. 벤치에서 울며 기도하는 엄마들, 그 모습이 교회다.
  5. ‘고민 나눔방’과 기도의 결합
  6. 요즘 청년들은 기도를 두려워한다. 왜냐하면, 너무 무겁고 완벽해야 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기도회를 ‘나눔방’처럼 열어두자. “나 요즘 신앙이 너무 건조해요”, “그냥 하나님이 멀게 느껴져요”라고 말해도 괜찮은 기도회. 그 정직함 속에서 시작되는 기도는 가장 뜨겁다.
  7. ‘묵상 중심 기도회’의 부활
  8. 소리 지르지 않아도 된다. 어떤 모임은 그냥 말씀 한 구절을 두고, 30분 동안 침묵하고, 그 다음에 짧게 돌아가며 기도한다. 그 깊은 정적은, 찬양보다 깊다. 고요 속에서 하나님은 오히려 더 크게 말씀하신다.

소모임 기도회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기도는 뿌리다. 잎사귀는 흔들릴지라도 뿌리는 땅속에서 조용히 자리를 지킨다. 요란한 시대 속에서도 소모임 기도회는 사람을 살리고, 관계를 살리고, 교회를 살린다. 방법은 다양해질 수 있다. 형식은 흐트러질 수도 있다. 그러나 본질은 남는다. 기도는 하나님과 연결되는 생명의 숨이다.

나는 성도로서 이 기도회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기 위해 오늘도 작고 소박한 기도모임을 지키려 한다. 때로는 나 혼자뿐일지라도. 왜냐하면 누군가는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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