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임목사 은퇴 이후, 새로운 길 앞에 선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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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은퇴 이후, 새로운 길 앞에 선 교회

윤장로 발행일 : 2025-04-16

원로목사와 신임 담임목사 사이에서 성도가 배운 ‘공존의 지혜’


“이제 제가 이 강단을 떠납니다.” 수십 년을 교회와 함께한 담임목사님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장로님들도, 권사님들도, 평신도들도 한 마음으로 ‘감사합니다’를 속으로 되뇌었다.

그리고 준비한 절차를 거쳐서 새로운 목사님이 부임했다.
이름도 어색하고, 말투도 낯설다. 예배는 여전히 주일 아침 11시에 드리는데 분위기는 어딘가 다르다.


담임목사 은퇴 이후, 새로운 길 앞에 선 교회

“그 분이 우리 교회 다 세우셨잖아”

– 원로목사를 향한 존경과 감정의 무게

은퇴한 목사님은 그냥 떠나시지 않았다.
‘원로목사’로 추대되었다.
존경의 마음을 담은 그 이름은,
교회에 남은 자취이자,
성도들의 기억 속 살아 있는 권위다.

“이 교회가 여기까지 온 건 그 분 덕분이지.”
“새 목사님도 훌륭하지만, 아직은 우리 목사님 같진 않다.”
이런 말들이 교회 구석구석에서 들려온다.
의도하지 않아도,
신임 목사님은 이미 ‘비교의 무게’를 짊어진다.


신임 목사님, 그 분은 ‘교체자’가 아니다

바뀐 건 사람이지, 사명은 이어진다

신임 목사님도 부담을 모를 리 없다.
원로목사님의 설교 스타일,
결정 방식, 성도와의 거리감…
이 모든 것이 비교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성도는 알아야 한다.
담임목사직은 교체가 아니라, ‘계승’이다.
사람은 바뀌어도,
교회는 하나님 것이고,
말씀은 동일하고,
사명은 이어진다.

그걸 먼저 받아들이는 성도가 많아질수록,
새로운 목사님도 뿌리 내리기 쉬워진다.


원로목사님, ‘그림자’가 아니라 ‘등불’이 되어주시면…

물러난 자의 지혜가 공동체를 살린다

원로목사는 법적으로 담임목사가 아니다.
하지만 영향력은 여전하다.
방문만 해도 성도들이 반가워하고,
가끔은 예배 후 커피 한잔 마시며
“이런 건 좀 아쉽네…” 한마디 하면,
그게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원로목사님의 ‘침묵’은
가장 큰 배려가 될 수 있다.
간섭이 아닌 조언,
비판이 아닌 기도.
그 존재만으로 든든하되,
앞에 나서지 않는 절제가
공동체의 균형을 만든다.


둘이 아니라, 셋이 만드는 교회의 길

신임, 원로, 그리고 성도

이 관계의 핵심은
신임 목사도 아니고,
원로 목사도 아니다.
성도다.

성도가 어느 쪽의 편도 들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중심으로 균형을 잡는다면
교회는 흔들리지 않는다.

● 신임 목사님에겐 열린 마음을,
● 원로 목사님에겐 존경을,
● 그리고 자신에겐 성숙을.

이 셋이 모이면,
교회는 새 시대를 준비할 수 있다.


충돌보다 공존, 비교보다 격려

“우리 원로목사님은 이렇게 하셨는데…”
“신임 목사님은 너무 조심스러우셔…”
이런 말이 습관처럼 나올 때는
비교 대신 ‘전환’이라는 말을 떠올리자.

전임자가 한 일은 기반이고,
후임자가 할 일은 확장이다.
예전이 좋았다면,
지금은 새롭다.
달라도 틀린 게 아니라,
다름이 교회를 넓히는 힘이 된다.


성도도 ‘신임’을 선택하고, ‘원로’를 존중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신임 목사님은 아직 어색하다.
성도들에게 농담을 해도 잘 안 통하고,
예배 중 멘트가 뻣뻣하다.
그럴수록
“잘해보려는 마음이 느껴진다”는 말 한마디가 힘이 된다.

원로 목사님은 여전히 큰 인물이다.
하지만 그 분도 한때
처음 왔을 땐 어색하고 긴장했었다.
그 시간을 지나
‘우리 목사님’이 된 것처럼,
지금도 과정 중일 뿐이다.

성도는 이 과정을 ‘기다리는 자’여야 한다.
성숙한 공동체는 빠르지 않다.
대신 오래 간다.


결국 이 일은 사람의 일이 아닌, 하나님의 일

목사님의 자리,
이건 직장이 아니고
신앙의 자리다.

누가 더 잘하고,
누가 더 인기가 있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집이다.
사람은 지나가지만
말씀은 남고,
사명은 이어진다.

우리는 그 흐름 속 작은 점에 불과할지라도
그 점이 모여
하나님의 큰 그림을 그린다.


마무리하며…

교회는 자주 ‘가족’ 같다고 말한다.
그런데 가족도
아버지가 은퇴하고,
자녀가 리더가 되면
그 안에는 긴장과 변화가 생긴다.

그러나 그 모든 변화 안에도
사랑과 존중이 중심이 된다면,
가정은 더 단단해진다.

교회도 그렇다.
원로목사의 지혜,
신임 목사의 비전,
성도의 성숙함.

이 세 가지가 함께 걸어가면
그 교회는 ‘은혜 위에 은혜가 더해지는 교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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